이대섭 편집국장
내란세력 새신 보수재건 급한데 파벌 책임론
정신 못차리는 국민의힘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영남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에게 큰 표차로 패배하면서 국민의힘은 국민적 심판을 절감하는 동시에 수권 정당의 기능마저 잃을 위기에 처했다.
‘압도적 새로움’을 말하던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설화’ 논란 끝에 한 자릿수 득표율에 머물며 제3당의 한계를 노출했다.
대선을 앞두고도 이루지 못한 보수 혁신은 앞으로도 요원하며 당분간 내홍만 격화할 것이라는 예상마저 뒤따른다.
보수 진영 전체가 국민 정서를 이해하고 과거 ‘천막 당사’ 시절과 같은 극도의 쇄신에 들어갈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후보가 새로운 당의 구심점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김 후보는 이제 동력을 잃었고 정치를 그만둘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당원들이 김 후보를 당의 미래로 바라볼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패배한 대선 후보가 당권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퇴장하는 관행은 과거에 사라졌다고 한다. 다만 비상계엄 사태와 선명히 단절하지 못한 채 끝까지 애매했던 태도, ‘텃밭’ 영남에서도 압도적이지 못했던 대선 결과는 김 후보의 운신 폭을 좁힌다.
보수 진영은 이 당선인과 가족의 범죄 이력, 민주당의 ‘사법부 흔들기’ 등 방탄 행위를 집중 공격했으나 국민들로부터 예상치 못한 반응을 얻었다.
‘계엄의 강’을 건너지 못한 점을 둘러싼 책임론 싸움은 한동안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대선 개표 중 “병든 숲은 건강한 나무만 이식하고 불태워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한동훈 전 대표 쪽도 분명히 반격할 것이지만 친윤(친윤석열)계도 버틸 것”이라며 “당내 분란이 일어나는 것만큼은 명약관화”라고 말했다.
위기 때마다 ‘집토끼’만 찾아온 보수 진영은 해묵은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지 못한 채 영남권에 기댄 한계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자체적 쇄신이 문제가 아니라 외부로부터 각종 수사와 정당해산심판 등 험난한 일이 닥쳐올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마저 나온다.
이 당선인은 선거 막판 국민의힘 내부에도 내란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