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편집국장
“미국, 주한미군 4500명 괌”인도태평양 이전 검토" 등 ” WSJ 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한미군 수천 명을 철수해 역내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미 고위 당국자들이 논의 중인 아이디어 중 하나라고는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활발해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 논의와 맞물려 주목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수천 명의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미 국방부가 개발 중인 옵션은 주한미군 병력 약 4500명을 한국에서 철수시키고 괌 등 인도태평양 지역 내 다른 곳으로 배치하는 것”이라고 국방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런 방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공식 검토의 일환으로 준비되고 있다고 미 당국자는 WSJ에 말했다.
다만 이 제안은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되지는 않았으며 정책 검토를 진행 중인 고위 당국자들이 논의하는 여러 구상 중 하나라고 한다. 미 국방부는 주한미군 철수 검토설과 관련된 질의에 “오늘은 발표할 것이 없다”고 했다.
피트 응우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주한미군 병력 감축 보도에 대한 즉답 대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특히 최근 들어 미국의 최우선 초점인 중국 견제를 위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가 필요하다는 식의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한 심포지엄에서 한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국은 중국 앞에 떠 있는 항공모함과 같다”며 “주한미군은 북한을 격퇴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역할의 무게중심을 현재의 대북 억제에서 중국 등 역내 사안 대응으로 옮길 필요성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WSJ는 한반도에서 미군 병력을 줄이되 역내에서 유지하는 것은 철수를 둘러싼 국방부 측 우려를 완화할 수도 있다면서 괌이 잠재적 분쟁 지역으로부터 가까우면서도 중국군이 도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미군 병력의 핵심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의회는 2025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서 주한미군을 2만8500명으로 유지한다고 명시했지만, 미군 감축 제한 조문은 포함하지 않았다.